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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로 떠남

4인의 라이더 :: 제주도 스쿠터 여행기 (1)

by 임아톰 2018. 8. 21.

 

 

 여름 휴가를 어디로 갈지 고민한 끝에 제주도 스쿠터 여행을 가기로 했어요. 제주도 스쿠터 여행은 이번이 두 번째예요. 첫 번째는 어머니와 둘이 갔다 왔는데, 당시 어머니가 오토바이 면허를 따기 위해 연수 중이라 주행 연습도 하고 여행도 할 겸 갔다 왔어요. 해안도로를 따라 3박 4일로 갔다 왔는데 바닷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기분을 잊을 수 없네요. 바야흐로 2년이 지나고, 어머니는 그 후 바로 면허를 따시고 저도 뒤를 이어 면허를 따서 학교에 바이크를 타고 통학하고 있어요. 아버지께서는 진작에 베테랑이 되셨죠. 저희 집에 이륜차 바람을 불러온 장본인이시기도 합니다. 동생인 지관이는 하숙집에서 학교통학을 스쿠터로 하고 있어요. 이렇게 각지에서 이륜차를 타고 다녔지만 정작 넷이 함께 타는 건 이번 여행이 처음이네요. 단체 라이딩이라고는 아버지와 둘이 한 게 전부이고 전에 여행 갔다온 기억이 너무 좋았어서 이번 여행도 기대 돼요.

 

짐은 스쿠터에 실어야 하니 각자 준비하기로 했어요. 준비물은 특별한 건 없습니다. 매우 더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매일 갈아 입을 옷 (4박 5일이니 양이 꽤 많습니다.)  각종 UV 방어 장구들( 팔 토시, 다리 토시, 긴 바지, 선크림, 선글라스..), 수영복, 갈아 신을 슬리퍼, 장갑 정도 챙겼습니다. 짐을 다 챙겼더니 가방이 아주 터지려하네요. 아 그리고 카메라를 챙겼습니다. 수동으로 찍어보겠다고 유튜브 보면서 공부해갔는데 결국 자동으로 열심히 찍고 왔답니다. 

 

여행가기 위해서 잊지 말아야 할 게 남아있죠. 매우 매우 중요한 항공기 예약, 숙소 예약 그리고 스쿠터 예약입니다. 이것들은 우리집의 기둥이자 태양이며 거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는 김여사님께서 하셨습니다. ( 엄마 미안 담엔 내가 할게 ㅜㅜ) 느려 터진 남자 3인방은 대신 제주도 맛집을 열심히 검색했어요. 

 

8월 11일 토요일, 준비는 끝났습니다. 아버지 퇴근하시길 기다렸다가 택시를 불러 짐을 실고 김포공항으로 출발했어요. 이럴 땐 김포공항이 가까운 게 참 좋아요.

 캬 하늘 죽이는데. 더위도 사람 죽일 더위네? 제..제주도는 이정도는 아닐거야.. 아니겠죠? 아니라고 말해주세요..

 

바로 티켓팅해버리고 출발~ 해외 여행이었으면 마음 한 편에 유심칩 걱정, 숙소 찾아갈 걱정을 했을 테지만 국내 여행을 가니 마음이 이렇게 평온할 수가 없어요. 

 

이 번 여행은 이 책과 함께 하려 합니다. 책 서문은 이러해요.  "이 책은 심혈을 기울여 쓴 것이므로, 가능하면 그렇게 읽혀야 한다."  이렇게 카리스마 있게 말하시니 자세를 바로 잡고 책을 읽기 시작합니다. 이제 막 2장을 읽었는 데 비행기가 착륙하기 시작하네요. 멀미가 있으니 책은 덮습니다. 비행기가 가벼워서인지 전보다 더 흔들리네요.

 

제주도에 도착했어요. 다행히 많이 덥진 않았습니다. 대신에 먹구름이 가득했죠.

 

고고 스쿠터에 전화를 하니 1번 출구에서 기다리면 픽업하러 와주신다고 해요. 얼마 지나지 않아서 카니발 한 대가 왔습니다. 짐을 실고 차에 탑승하니 사장님이 어머니를 보고 흠짓 놀라셨어요. PCX를 여성분이 빌리는 경우가 1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다고 얘기하시네요. 아마 PCX가 큰 기종이라 그러신 거 같아요. +사고 날까봐 우려가 섞인 눈빛을 보내셨지만 심지어 800cc 바이크도 타보신 김여사님. 살살할거지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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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8.21 | 지도 크게 보기 ©  NAVER Corp.

 

 사무실에 들어가 운전면허증 보여 드리고 간단한 서류만 작성하면 돼요. PCX 4대를 빌렸는데, PCX는 보통 빌릴수 있는 스쿠터 중에서 가장 큰 기종이에요. 큰 만큼 다루기도 어려워 처음 타시는 분들은 더 작은 기종을 많이 빌린다고 해요. 저도 제주도에서 처음 스쿠터를 탔을 땐 벤리를 탔습니다. 가격은 하루 20000 X 4일 + 자차 보험비(15000원)X4 해서 14만원이에요. 네명이 빌렸으니 X4 하면 56만원이네요. 이거 원 오픈카도 빌릴수 있겠는데요? 

 

헬멧은 진열장에서 써보고 마음에 드는 걸 쓰시면 돼요. (상태는 그닥 좋진 않아요.) 저같은 대두는 선택사항이 별로 없어서 그냥 맞는걸 챙겨야 한답니다. 헬멧 작은걸 고르시면 삼장법사에게 대들다가 머리가 쪼인 손오공 마냥 두통이 생기니 충분히 큰 걸 고르시길 바래요. 아쉽게도 경험담입니다. 또 타다보면 바람이 불고 눈에 이물질이 튈수 있으니 앞에 커버가 있는 헬멧을 추천해요. 가져온 가방이 크기가 꽤 컸는데 스쿠터 뒤에 달려있는 탑박스에 딱 들어가서 편하게 여행했어요. 쓰고다니던 헬멧은 시트 아래 넣어서 보관했습니다. 

 

먹구름을 보니 비가 올거 같아서 준비를 마치고 바로 함덕 해수욕장으로 출발했습니다.

 

이건 그냥 전에 아버지가 찍은 사진입니다. 함덕 해수욕장까지 가는길이 펄럭거리는 공기 인형같아서 첨부해봤어요. 일반도로로 가서 속도도 한 70까지 땡겼고 빗방울도 조금씩 떨어져서 시작 부터 화끈하게 바람을 맞았습니다. 지관이는 여행 첫날부터 인생 속도라고 징징거리면서도 잘 따라오네요. 다행히 비가 많이 오진 않고 도착하니 그치더군요.  40여분만에 도착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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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8.21 | 지도 크게 보기 ©  NAVER Corp.

 

원래는 버드나무집을 가려고 했는데 줄이 엄청 나더군요. 내일 아침에 가기로 하고 루트를 바꿔서 함덕찜으로 왔어요. 굶주린 저희 가족에겐 더 나은 선택이었어요. 두루치기를 시켰습니다. 두루치기가 두루 두루 넣은 제육볶음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오히려 전골에 가까운 느낌이었어요. 가운데 있는건 한치라고 하네요. 해산물과 삼겹살의 조합은 사랑입니다.

 

 

볶음밥까지 먹어줘야 완성입니다.

 

말시키지마요 ㅡㅡ 지금 지관이 흡입중이잖아욧

 

저녁을 먹고는 바로 숙소로 출발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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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8.21 | 지도 크게 보기 ©  NAVER Corp.

 

부부 두 분이서 운영하시는 곳인데 제가 본 게스트 하우스 중에 젤 깔끔하고 이뻤어요. (몇 군데 안가본게 함정이지만) 청소를 엄청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괜히 이렇게 깨끗한게 아니구나 생각했어요.   

 

아침이 그렇게 맛있다고.. 내일 먹어보기로 합니다ㅎㅎ

 

 

끝판왕은 이 녀석입니다. 건틀렛.. 심지어 저거 손가락 하나하나 움직이고 소리도 나와요!

 

2층에는 스타워즈 헬멧과 광선검이...☆

아 임 유어 파더..

 

 

맥주 한 캔 씩 하고 누웠어요. 그 와중에 보드 게임하고 싶다는 지관이. 아무도 호응을 안해줘서 포기했답니다. 

 

$$결산

고고 스쿠터 → 함덕 해수욕장 

이동거리 : 17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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